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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요, 그림 (종료) 118

잘자요,그림 || 대체 누가 프로페셔널 미소에 속는다고 그러는 것일까?

잘자요, 그림 입 둘레 근막은 강하게 수축하지만 연관된 광대 움직임은 부족한 미소, 미소자의 눈까지는 미치치 못한 미소, 미소자가 피미소자를 좋아하는 척함으로써 미소자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계산된 시도에 지나지 않는 미소. 고용주들과 감독들은 왜 프로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프로페셔널 미소를 내보이라고 강요할까? 그런 미소를 과량 복용하면 절망감이 느껴지는 사람은 나뿐인가? 오늘날 멀쩡하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쇼핑몰이나 보험 회사나 병원이나 맥도날드에서 갑자기 자동 화기를 꺼내는 사건이 갈수록 느는 현상은 저런 장소가 누구나 아는 프로페셔널 미소 보급소라는 사실과 어떻게든 인과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 혼자뿐인가? 대체 누가 프로페셔널 미소에 속는다고 그러는 것일까?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

잘자요,그림 || 수취거부로 반송되어져 온

잘자요, 그림 트렁크 이 가죽 트렁크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지퍼를 열면 몸뚱어리 전체가 아가리가 되어 벌어지는 수취거부로 반송되어져 온 토만난 추억이 비닐에 싸인 채 쑤셔박혀 있는, 이렇게 코를 찌르는, 이렇게 엽기적인 시 [트렁크] / 김언희 잘자요, 그림 오늘의 물건:4 여행가방, 2014,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Objects of Our Time: 4 Wheel Suitcase, 2014, Michael Craig-Martin 잘자요, 그림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Copyrightⓒ아트하트 All Rights Reserved. 카카오톡 뷰 를 친구 추가하시면 매일 오전 8시 예술명언 오후 10시 잘자요, 그림이 배달됩니다.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예술 • 명화 ..

잘자요,그림 || 깊이에의 강요

잘자요, 그림 "왜 나는 깊이가 없는 것일까?" 두 번째 주, 그녀는 다시 그림을 그리려 시도했다. 그러나 어설픈 구상이 고작이었고, 때로는 줄 하나 긋지 못하는 적도 있었다. 마침내는 온몸이 떨려 붓을 물감 통에 집어넣을 수조차 없었다. 그러자 그녀는 울음을 터뜨리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래 맞아. 나는 깊이가 없어." 그림은 더 이상 그리지 않았다. 베를린에 있는 어느 미술품 상인이 전화를 걸어 그림 몇 장을 청햇을 때, 그녀는 전화에 대고 소리쳤다. "나를 내버려두란 말이에요! 나는 깊이가 없어요." 한때 그렇게 그림을 잘 그렸던 젊은 여인은 순식간에 영락했다. [깊이에의 강요] 중에서 / 파트리크 쥐스킨트 잘자요, 그림 과제, 2018, 훌리오 라라즈 The Assigment, 2018, Juli..

잘자요,그림 || 당신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길어올린 가장 당신다운 생각을

잘자요, 그림 '그래도'라는 접속사가 지닌 치유의 힘은 얼마나 큰지. '그래도'라는 말이 마음속에서 저절로 튀어나오는 순간, 아무리 주변 사람들이 눈치를 줘도 '그래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의 목록이 흔들리지 않는 순간, 우리는 '불혹'이 되는 것이 아닐까. 세상이 당신의 의견을 비웃으며 '혹시 네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닐까'라고 의심하는 눈빛을 보내도, 그래도 거침없이 말하라. 당신이 떠올린 바로 그 첫 번째 생각을. 당신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길어올린 가장 당신다운 생각을. 온 세상이 당신의 꿈을 가로막아도,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라. 이제는 더 아름답고 더 대단한 것들에 혹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이제는 흔들리지 않고,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이, 스스로 진정한 나 자신이 될 수 있으니까. [마..

잘자요,그림 || 사람이 죽을 날이 가까우면 당연히 인생을 뒤돌아보고 잘잘못을 따져보고 후회를 한다

잘자요, 그림 사람이 죽을 날이 가까우면 당연히 인생을 뒤돌아보고 잘잘못을 따져보고 후회를 한다. 나도 지난 몇 달간 내 동생과 그랬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노여움과 남 탓을 버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 과정에서 후회와 자책 목록이 짧아진다. 그 목록은 이제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들에 관한 것이다. 친구들. 장소들. 샐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단손 춤을 추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베라크루스 성당을 보고 싶어한다. 종려나무와 달빛 아래 램프, 광을 낸 구두를 신고 춤추는 사람들의 다리 사이를 돌아다니는 개와 고양이도. 우리는 애리조나의 한 칸짜리 교사를 기억한다. 안데스산맥에서 스키를 탈 때 본 하늘도. 샐리는 자신이 죽은 뒤 자식들이 어떻게 될지 이제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이곳을 떠..

잘자요,그림 || 당신 나 끝이야

잘자요, 그림 당신과 이젠 끝이다 생각하고 갔어 가물가물 땅속으로 꺼져갔어 왕릉의 문 닫히고 석실 선반 위에 그 불빛 얼마 동안 펄럭였을까 왕이 죽고 왕비가 죽고 나란히 누운 그들 칼을 차고 금신발을 신고 저승 벌판을 헤맬 동안 그 불꽃 혼자 어떻게 떨었을까 당신 나 끝이야 이젠 우리 죽은거야 시 [가물가물 불빛] / 최정례 잘자요, 그림 커플, 2013, 페르난도 보테로 La Pareja, 2013, Fernando Botero 잘자요, 그림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Copyrightⓒ아트하트 All Rights Reserved. 카카오톡 뷰 를 친구 추가하시면 매일 오전 8시 예술명언 오후 10시 잘자요, 그림이 배달됩니다.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예술 • 명화 • 디자인 • 전시회 • 아트뉴스..

잘자요,그림 || 일기를 쓰거나 독서를 할 것이고

잘자요, 그림 저녁 아홉 시를 조금 넘은 시각, 마당 한켠에 내놓은 은색 탁자에 둘러앉은 국적이 갖가지인 순례객들이 캔맥주를 마시며 밝게 웃고 있다. 가게 주인 여자는 빈 맥주캔으로 넘치는 쓰레기통을 비우는 일변 새 맥주캔을 가져다 은색 탁자에 놓는다. 그뿐, 마당의 나머지 부분은 씻은 듯 휑해, 은색 탁자 주변이 흡사 추상극 무대 세트 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진작 집안으로 들었고 대개의 순례객들도 숙소에서 일기를 쓰거나 독서를 할 것이고 한둘은 가게안에서 티브이를 볼 것이고 드물게는 저녁미사 끝에 오래된 레스토랑에서 약간 긴 코스의 저녁을 먹을 것이다. [아홉번 떠났다,산티아고] 중에서 / 이난호 잘자요, 그림 전구(출처:기초), 2016,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Bulb (From: Fundamenta..

잘자요,그림 || 밀리고 밀려서 여기 고요로 도착할 때

잘자요, 그림 밤 밤은 총소리를 얇게 펴놓은 것 같다. 먼 나라에서 울린 한 발 총성이 지평선을 따라 밀리고 밀려서 여기 고요로 도착할 때 대장장이가 탕탕 붉은 쇠를 두드리고 다시 차가운 물속에 담갔을 때, 흰 연기를 지피며 단단하게 굳어버린 것 같은 어둠 속에서 어느 처음의 물속에 지지지직, 식는 소리를 숨겨놓았을 것 같은 어둠 속에서 나는 자꾸만 누군가가 첨벙이며 침묵 속으로 뛰어드는 소리를 듣고 있다 [밤] / 신용목 잘자요, 그림 식사 후, 암스테르담, 2018, 캣 도그빌 After dinner, Amsterdam, 2018, Cat Dogville 잘자요, 그림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Copyrightⓒ아트하트 All Rights Reserved. 카카오톡 뷰 를 친구 추가하시면 매일 오전..

잘자요,그림 || 모든 것이 희미한데 나는 소스라친다

잘자요, 그림 모든 것이 희미한데 나는 소스라친다 어느날인지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봄이었겠지. 삽을 들고 어디를 가고 있는데, 누가 주길래. 글쎄, 누가 주었는지도 모르는, 무슨 나무인지 자세히 물어보지도 않고, 봄이니까 받아들고 걷다가 여기다 심어야지 하는 생각도 없이 여기쯤이 우리 땅이 아닐까 하며 아무 데나 몇삽 파고 대충 심은 것 같은데, 전혀, 꽃은 생각지도 않고 별생각 없이 그냥 심은 것 같은데, 심은 기억이 희미한데, 모든 근거들이 희미한데,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희미한 산 아래 외진 곳, (내가 왜 무엇하러 거기를 갔을까?) 검은 바위를 제치고 온몸을 드러내며 가만가만 마을로 걸어들어가는 저 흰 꽃은 도대체 뭔 일일까. [울고 들어온 너에게]시집 모든 것이 희미한데 나는 소스라친다 시 중에..

잘자요,그림 || 니 내랑 사귈래?

잘자요, 그림 "니 내랑 사귈래?" 나는 그 말을 듣고 머리가 띵해져 미지근한 물을 컵째 들이켰다. "약 먹었나?" "아니, 말짱한데." "니, 내 별로 안 좋아하잖아." "몰라." 혜인은 토스트를 찢어 얼마 남지도 않은 생크림을 묻혀 입에 넣고는 창밖을 바라봤다. "근데 왜?" "좀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좀 좋아하는 것 같으면 토스트랑 사귀지 왜?" "니랑 사귀다가 깨지면, ㅇㅇㅇㅇㅇ 확실히 대학 옮길 수 있을 것 같다." "말이라고 하나."라고 말했지만 심장이 펑, 펑 뛰고 기분이 찢어지게 좋았다. [시절과 기분] 중에서 / 김봉곤 잘자요, 그림 관점, 2022, 앨런 피어스 A Point of View, 2020, Alan Fears 잘자요, 그림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Copyr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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