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자요, 그림 (종료)

잘자요,그림 || 일기를 쓰거나 독서를 할 것이고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2022. 2.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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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자요, 그림 

 


ⓒARTHEART

 

 

 

저녁 아홉 시를 조금 넘은 시각,

마당 한켠에 내놓은 은색 탁자에 둘러앉은

국적이 갖가지인 순례객들이

캔맥주를 마시며 밝게 웃고 있다.

가게 주인 여자는

빈 맥주캔으로 넘치는 쓰레기통을 비우는 일변

새 맥주캔을 가져다 은색 탁자에 놓는다.

그뿐, 마당의 나머지 부분은 씻은 듯 휑해,

은색 탁자 주변이 흡사 추상극 무대 세트 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진작 집안으로 들었고

대개의 순례객들도 숙소에서

일기를 쓰거나 독서를 할 것이고

한둘은 가게안에서 티브이를 볼 것이고

드물게는 저녁미사 끝에 오래된 레스토랑에서

약간 긴 코스의 저녁을 먹을 것이다.

 

[아홉번 떠났다,산티아고] 중에서  / 이난호

 

 

 

 


 잘자요, 그림 

 

전구(출처:기초), 2016,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Bulb (From: Fundamentals), 2016, Michael Craig-Martin

 

 

Bulb (From: Fundamentals), 2016, Michael Craig-Martin

 

 

 

 

 잘자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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