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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요, 그림
돌이켜보아도 무례한 빛이었다.
최선을 다해 빛에 얻어맞고
비틀거리며 돌아오는 길이었다.
응고되지 않는 말들, 왜 찬란한 자리마다
구석들이 생겨나는가.
너무 깊은 고백은 테두리가 불안한 웅덩이를 남기고.
넘치는 빛들이 누르고 가는 진한 발자국들을 따라.
황홀하게 굴절하는 눈길의 영토를 따라.
지나치게 아름다운 일들을 공들여 겪으니
홀로 돋은 흑점의 시간이 길구나.
환한 것에도 상처를 입는다.
빛날수록 깊숙이 찔릴 수 있다.
작은 반짝임에도 멍들어 무수한 윤곽과 반점을 얻을 때,
무심코 들이닥친 휘황한 자리였다.
눈을 감아도 푸르게 떠오르는 잔영 속이었다.
[빛의 자격을 얻어] 중에서 / 이혜미
잘자요, 그림
두 여자, 1980 /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Two Women, 1980, Christopher Stevens
잘자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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