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자요, 그림 (종료)

잘자요,그림 || 길들여진 고통은 얼마나 순종적인가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2022. 2. 16. 18:00
728x90
반응형

 잘자요, 그림 

 


ⓒARTHEART

 

 

 

지나간 고통은 얼마나 순한가

 

인간 하나쯤 아무렇지 않게 태우고 다니는

네발짐승 같다 말귀를 알아듣는 가축 같다

 

소리 없이

나를 태우고 밥집에도 가고 상점에도 들른다

달리거나 한곳에 오랫동안 서 있기도 한다

 

한참을 잊고 지내다

네 등에 올라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길들여진 고통은 얼마나 순종적인가

사나운 짐승의 시간은 이미 오래전의 일

네 발이 내 것 같다

 

말을 듣지 않고 날뛰는 시간도 있다

그러나 너를 껴안으면 떨어지지 않을 만큼만

위험한 길

 

참을 만한 시간이 참기 어려운 밤

 

발을 어루만진다

발가락을 하나씩 세어본다

내 발이 네 것 같다

 

너는 나를 태우고 또 어디론가 가려 한다

 

네 등은 따뜻하고

나는 그 커다랗고 우멍한 눈동자와 마주치는

일이 드물다

 

[발]  / 유병록

 

 

 

 


 잘자요, 그림 

 

변위, 2017, 모하마드 사미

Displacement, 2017, Mohammed Sami

 

 

Displacement, 2017, Mohammed Sami

 

 

 

 

 잘자요, 그림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Copyrightⓒ아트하트 All Rights Reserved.


 

카카오톡 뷰 <아트하트>를 친구 추가하시면

매일 오전 8시 예술명언

오후 10시 잘자요, 그림이 배달됩니다.


 

 

세상의 모든 예술 아트하트

예술 • 명화 • 디자인 • 전시회 • 아트뉴스 매일 오전 8시 예술명언 ARTHEART

pf.kakao.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