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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요, 그림
남자가 턱을 치켜들었다.
그의 표정에서는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그의 호흡은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가 지시한 대로 발 부인은 바지를 허벅지까지 내린 다음
먼저 바지의 오른쪽 끝단을 붙잡고 얼어붙은 왼발을 빼냈다.
그러고는 다시 바지 오른쪽 가랑이에서 오른쪽 다리를 빼냈다.
그 사이에 남자는 자신의 투박한 신발로
그녀의 실내화를 끌어다가 흩어져 있던 얼음 덩어리 몇 개와 함께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잠시 뒤 그가 다시 발 부인의 고르덴 바지, 스웨터, 속옷을
한꺼번에 얼음 구멍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다시 움켜쥐었다.
그 순간 갑자기 발 부인이 저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건 의도적인 저항이 아니었다.
옷을 다 벗은 맨몸에서 나오는 이성적 반항도 아니었다.
그건 의지와는 상관없는 마구잡이 몸싸움이자,
일종의 패닉 상태에서 비롯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유럽,소설에 빠지다] 겨울 중에서 / 기 헬밍거
잘자요, 그림
라 프라골레타와 쿠마에 해안의 다이아몬드 왕, 2011, 훌리오 라라즈
La Fragoletta and the King of Diamonds off the Coast of Cumae, 2011, Julio Larraz
잘자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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