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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요, 그림
저녁 아홉 시를 조금 넘은 시각,
마당 한켠에 내놓은 은색 탁자에 둘러앉은
국적이 갖가지인 순례객들이
캔맥주를 마시며 밝게 웃고 있다.
가게 주인 여자는
빈 맥주캔으로 넘치는 쓰레기통을 비우는 일변
새 맥주캔을 가져다 은색 탁자에 놓는다.
그뿐, 마당의 나머지 부분은 씻은 듯 휑해,
은색 탁자 주변이 흡사 추상극 무대 세트 같았다.
마을 사람들은 진작 집안으로 들었고
대개의 순례객들도 숙소에서
일기를 쓰거나 독서를 할 것이고
한둘은 가게안에서 티브이를 볼 것이고
드물게는 저녁미사 끝에 오래된 레스토랑에서
약간 긴 코스의 저녁을 먹을 것이다.
[아홉번 떠났다,산티아고] 중에서 / 이난호
잘자요, 그림
전구(출처:기초), 2016,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Bulb (From: Fundamentals), 2016, Michael Craig-Martin
잘자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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