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도자기의 파편으로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만드는 <번역된 도자기>로 시리즈로 유명한 이수경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왕관을 모티브 한 새로운 연작 <달빛 왕관>이다.
철, 녹쇠, 유리, 진주, 자개, 원석, 거울 파편 등 다양한 수공적 재료들과 기존 연작인 <번역된 도자기>의 주 재료가 되는 도자기 조각까지, 버려지고 보잘 것 없었던 것들이 모여 하나의 큰 상징성을 나타낸다. 확대된 사진 속에는 섬세함이 극에 다다른다. 전시는 오는 9월 26일까지.
사람들은 버려진 존재가
다시 아름답게 나타났을 때
위로 받지요.
/ 이수경
전시명 : 이수경 : 달빛 왕관
전시기간 : 2021.07.29 ~ 09.26
전시장소 : 아트선재센터 2층 (03062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87)
관람시간 : 오전 12시 ~ 오후 7시 *월요일 휴관
전시규모 : 달빛 왕관 11점
관람료 : 일반 5,000원 학생(초•중•고등학교 해당, 대학(원)생은 학생증 지참시): 3,000원 8세 미만 어린이, 경로우대증 소지자, 장애인: 무료
문의 : 02.733.8949
Yeesookyung's solo exhibition
Moonlight Crowns
«달빛 왕관»은 왕관을 모티브로 하는 작가 이수경의 새로운 연작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2017년 시작한 이 연작은 2019년 이탈리아 나폴리의 마드레미술관과 카포디몬테미술관에서 열렸던 작가의 개인전에서 다섯 점이 처음 공개되었고 이번 전시에는 그 이후로 만든 조각 여섯 점을 더해 총 11점을 소개한다. 각 작품들은 제일 아래에 놓인 왕관의 형상으로부터 출발하여 점차 위로 확장되는 구조이다. 작은 왕관 형태의 하부 위로, 가운데가 항아리처럼 볼록한 중간부, 그리고 첨탑 끝처럼 가늘고 뾰족하게 오른 상부의 형태로 구성되는데 각기 100에서 225센티의 높이로 되어 있어 전시에서는 마치 열한 명의 사람이 서 있는 것과 같은 군상을 이루게 된다.
신라의 금관과 백제의 금동대향로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권력의 상징인 왕관을 머리 위가 아닌 받침대로 두고, 이로부터 사물이자 신체인 작업을 뽑아 올린다. 가까이 다가서면 각각의 작업을 이루는 세부가 시선을 끄는데, 철, 놋쇠, 유리, 진주, 자개, 원석, 거울 파편 등 다양한 수공적 재료들이 얽혀서 작품의 표면을 촘촘히 덮고 있으며, 천사, 기도하는 손, 십자가, 용, 식물, 만화 주인공과 요술봉 등 다양한 상징의 무늬와 형상들이 드러난다. 이 같은 재료들이 모여 생겨난 형태는 파편들의 모자이크로부터 출발해 점차 불꽃에 융해된 듯 녹아내리는 형상으로 나아간다. 파편을 통한 구성은 작가의 기존 연작인 ‹번역된 도자기›(2002~)의 주 재료가 되는 도자기 조각도 연결된다. 깨진 파편들이 엉겨 붙어 새로운 형태, 새로운 삶을 형성하듯이, «달빛 왕관» 역시 조각난 재료들과 기존의 믿음의 맥락에서 이탈한 상징들을 모아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여기에는 정교한 수공의 과정이 따른다. 매일의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의 과정은 작가에게 손 자체가 생각하며 자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거의 무의식적이며 반사적인 작업의 방식을 끌어낸다. 사고와 노동이 맞물리는 이 과정을 작가는 “자동기술법”적 과정이라 부르는데, 이는 마치 기도문을 읊조리는 듯한 최면적인 집중의 상태를 가리킨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미세한 왕관의 형태가 세계에 창궐하기 시작한 2020년 전후의 시간 동안, 작가는 조각난 사물 끝에 걸린 종교, 신화, 믿음의 부스러기를 그러모아 손끝의 불로 녹이듯이 ‹달빛 왕관›을 만들어왔다. 그는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이 시리즈가 언젠가는 “예술적 성물의 경지에 도달했으면 한다”라고 말한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쏟았던 집중의 시간이 그에게 주었던 평온함을 상기하며, 이 작업이 죽음, 두려움, 좌절의 상황을 넘어 “나의 몸은 곧 성스러운 신전이요, 나의 기운은 휘황찬란한 왕관 자체라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달빛 왕관
작가 소개
이수경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보스톤 순수미술 박물관, 스펜서 미술관, 스페인 마드리드의 이페마 아르코 컬렉션, 일본의 에치코 츠마리 시티 컬렉션, 런던의 영국박물관, 홍콩의 M+ 등 다수의 기관에서 이수경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약력
1963 서울 출생
1987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석사(1989)
1992 인데코갤러리, 도쿄 K갤러리 개인전 <나와의 결혼>
1995 뉴욕 브롱스뮤지엄 <Artist In Marketplace>전
1999 예술의 전당 <여성미술제-팥쥐들의 행진>전
2001 이탈리아 알비솔라 비엔날레
2003 프랑스 니스 빌라 아르송 레지던시 프로그램
2004 대안공간풀 개인전 <환상의 섬>
2005 토탈미술관 <번역에 저항한다>전
2006 광주 비엔날레
부산 비엔날레 바다미술제 <퍼플릭 퍼니처/리빙 퍼니처>
2007 쌈지스튜지오 프로그램
안양 공공미술 프로젝트
2008 베를린 마이클슐츠 갤러리 개인전 <Broken Whole>
몽인아트센터 개인전 <파라다이스 호르몬>
프랑스 에스파스루이비통 <변형>전
영국 리버풀 비엔날레 <판타지 스튜디오>전
2009 독일 데사우의 오라니엔바움미술관 «Yeesookyung im Schloß Oranienbaum»
2010 한국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정마리의 정가, 이수경의 헌신»
2015 미국 휴스턴의 아시아 소사이어티 텍사스 센터 «Yeesookyung: Contemporary Korean Sculpture»
한국 서울 아뜰리에 에르메스«믿음의 번식»
대구의 대구미술관에서 «내가 너였을 때»
대만 타이베이현대미술관 «When I Become You, Yeesookyung in Taipei»
2019 이탈리아 나폴리의 카포디몬테 미술관 «Whisper Only to You»
작업 활동을 할수록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게
내 목표예요.
/ 이수경
자료 : 아트선재센터 / 네이버캐스트 / 신도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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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개인전 이수경 : 달빛 왕관 || 아트선재센터 (서울 삼청동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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