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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요, 그림
나는 1924년에 세상에 태어났고,
그 세상에는 늘 나보다
먼저 죽는 것들이 있었어요.
내게 전쟁이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을
죽이는 일이었어요.
전쟁은 인류가 행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일이지만,
그 대가는 절대로 멍청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삶에 대해 말할 수 있나요?
전쟁을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평화를,
상처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회복을 노래할 수 있나요?
전 죽음에, 전쟁에, 상처에 책임감을 느껴요.
당신 안에서 조선어 단어들이 죽어가고 있다면,
그 죽음에 대해 당신도 책임감을 느껴야만 해요.
날마다 죽음을 생각해야만 해요.
아침저녁으로 죽음을 생각해야만 해요.
그러지 않으면 제대로 사는 게 아니에요.
매일매일 죽어가는 단어들을 생각해야만 해요.
그게 시인의 일이에요.
매일매일 세수하듯이, 꼬박꼬박.
[일곱 해의 마지막] 중에서 / 김연수
잘자요, 그림
파란색 우산, 1979 / 알렉스 카츠
Blue Umbrella, 1979, Alex Katz
잘자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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